호주 연방 정부에서 아동의 정신건강 및 웰빙 증진을 위한 국가 전략을 오늘 공개하였다. 리포트에 따르면 세계 최초라고 한다. 

 

총 4개의 타켓팅 아젠다 하에, 총 14개의 세부 전략을 제공하고 있다. 약간의 표현을 달리한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1. 가정 및 커뮤니티

1.1 가족 역량 강화

1.2 정신건강 문해력 향상

1.3 커뮤니티 중심 접근방식

 

2. 서비스 시스템 

2.1 시스템 (네비게이션) 기능 강화: 포괄적 정보 수록.

2.2 협력적 케어 모델 구축

2.3 서비스 접근성과 형평성 향상

2.4 (서비스 이용자의) 복잡성 (복합적 배경)을 고려한 시스템 설계

2.5 서비스 참여인력의 전문성 향상

 

3. 교육(시스템 하 아동 정신건강증진 전략) 세팅

3.1 웰빙 문화의 정착 (교육 커리큘럼에 반영)

3.2 아동-청소년 조직별 집중적 대응 전략 개발

3.3 교육자 자질 향상

 

4. 근거와 평가

4.1 근거 및 평가를 위한 데이터 수집

4.2 평가와 피드백 환류 시스템 구축

4.3 고품질의 연구

 

참고문헌

National-Children’s-Mental-Health-and-Wellbeing-Strategy-–-Report (mentalhealthcommission.gov.au)

 

WHO 동지중해 사무소에서 Mental Health and PsychoSocial Support (MHPSS) platform 개발을 위한 단기(3주) 컨설턴트 모집. 업무 시작일이 10월 11일이나 지금 내가 속해 있는 연구자 네트워크를 통해 메일이 공유되는 것으로 봐서는 아직 모집이 완료되지 않은 듯 하다. 

 

나는 업무를 위한 필수 조건에 해당하지 않아 지원 자격이 안되지만, 자살 예방 분야에서 국제 경험을 쌓기 위한 분들을 위하여 모집 공고문에 제시한 요건과 내용을 간략히 기재해 두었다. 자살 예방 분야와 관련하여 국제기구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는 상당히 드물다고 생각한다. 

 

업무 내용: (2021년 10월 11일  ~ 10월 31일)

1주차: 주요 컨텐츠와 오디오-영상 자료 에 대한 초안 구성

2주차: 기술 팀(아마도 영상을 제작하는 팀을 말하는 듯)에 의하여 컨텐츠 리뷰, 그리고 에디팅

3주차: 피드백 바탕으로 최종 컨텐츠 완성, 그리고 MHPSS 플랫폼에 업로드.

 

임금:

일당 500 USD * 15 근무일 = 7,500 USD

 

필수 조건:

1) 학위: 임상 심리학 혹은 정신의학 관련 석사 학위 이상

2) 경험: 임상 심리학, 정신의학, 자살 예방 혹은 유관 분야 5년 이상

3) 기술: 정신건강 혹은 자살예방 분야와 관련된 테크니컬 롸이팅 실력 (보고서 작성 능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임)

4) 언어: Fluent한 영어실력

 

 

Pre-pandemic mental health and disruptions to healthcare, economic, and housing outcomes during COVID–19: evidence from 12 UK longitudinal studies.

 

영국에 수집하고 있는 12개의 종단 연구자료를 묶어, 팬대믹 이전부터 심리적 디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팬대믹 동안 사회경제적, 의료 이용상의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 본 연구.

 

각 종단 연구에서는 의료이용, 경제적 문제, 주거 문제들을 측정하고 있는데, 12개 종단 자료가 마찬가지로 똑같은 문항으로 각 상황을 확인하는 것은 아니며, 일부 종단 연구는 일부 문항이 빠져 있기도 하다. 또한 연령대가 제한된 서베이를 포함시키기도 하였다. 즉, 너무 완벽할 필요는 없다는 뜻.

 

연구 방법론 상 신선한 점은, 각 12개의 종단 자료에서 확인한 연관성의 크기들을 메타분석 기법으로 합성하였다는 것. 즉, 종단 자료 A에서 확보한 odds ratio, 종단 자료 B에서 확보한 odds ratio 등을 합성하여, 전반적인 효과크기가 어떠한지를 보여준다.

 

결과에 따르면 팬대믹 이전부터 심리적 디스트레스를 경험한 사람은 보건서비스 이용, 경제적 상황에 더욱 어려운 위험한 상황에 처할 확률이 높았으며, 더 많은 종류의 역경에 노출될 가능성을 나타내었다. 결국 이러한 역경이 정신건강 불평등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아직까지 한국의 자료를 이용하여, 종단 연구의 결과들을 합성하는 방식의 연구는 출판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메타 분석이 출판된 연구 논문들 내 연구 결과의 합성이 아니라, 연구 자료들을 직접 이용하여 합성한다는 점에서 독특했으며, 한국 자료를 이용하여서도 충분히 시도해 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연구 자료 합성은 심지어 2개의 논문만 있어도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10개 미만의 패널자료들에서 추출한 연관성의 크기를 묶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한국복지패널, 노동패널, 고령화연구패널, 아동패널 상 부모 조사, 의료패널, 여성가족패널 등 몇 가지 패널 자료를 묶어서 보는 것.

 

 

 

Reference:

Di Gessa, G., Maddock, J., Green, M. J., Thompson, E. J., McElroy, E., Davies, H., ... & Patalay, P. (2021). Pre-pandemic mental health and disruptions to healthcare, economic, and housing outcomes during COVID–19: evidence from 12 UK longitudinal studies. British Journal of Psychiatry.

오늘 공개된 2020년 사망원인통계 중 2020년 자살 사망 관련 통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총 자살 사망자 수는 13,195명으로 집계되어 작년에 비해 604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반적으로 고소득 국가에서 자살 사망자 수가 2020년에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기존 연구를 뒷받침한다(Pirkis et al., 2021)

 

통계청(2021), 2020년 사망원인통계 결과 p17.

아래 표 12 자살률은 40대 이상 연령집단에서는 감소, 40대 미만 집단에서는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남성은 비교적 뚜렷한 감소, 여성은 정체 정도의 증감 수를 확인할 수 있음

통계청(2021), 2020년 사망원인통계 결과 p18.

 

아래는 성별, 월별, 연도별로 나눈 그래프로, 통계청의 자료를 재가공 하였다. 남성은 전반적으로 2019년에 비해 사망자수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을 보인다. 하지만 여성은 전반적으로 2019년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2019년 하반기 급증은 베르테르 효과로 추정하며, 2020년에는 베르테르 효과의 영향이 미미했을 것이라는 연구자들의 의견이 있다. 

 

남성 월별 사망자 수 추이, 2019-2021년 (2021년은 미확정 자료)

 

여성 월별 사망자 수 추이, 2019-2021년 (2021년은 미확정 자료)

참고문헌:

Pirkis, J., John, A., Shin, S., DelPozo-Banos, M., Arya, V., Analuisa-Aguilar, P., ... & Spittal, M. J. (2021). Suicide trends in the early months of the COVID-19 pandemic: an interrupted time-series analysis of preliminary data from 21 countries. The Lancet Psychiatry, 8(7), 579-588.

통계청 (2021), 2020년 사망원인통계 결과 (접근일 2021년 9월 28일)

 

 

영국 등 유럽인들의 정착(혹은 정복)으로 인하여, 기존 호주에 살고 있는 원주민의 삶이 전반적으로 위협받아왔고, 이에 대한 반성적 그리고 존중의 성격을 가지는 Acknowledgement 문장을 학회 발표 모두에 사용하고는 한다. 학회 뿐 아니라 공식 행사에서는 이 문장을 서두에 말한다.

 

"I’d like to begin by acknowledging the Traditional Owners of the land on which we meet today. I would also like to pay my respects to Elders past and present."

"(발표 시작에 앞서) 나는 우리가 오늘 마주하고 있는 이 땅의 오래된 원래 주인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나는 이 조상들의 과거와 현재를 존중합니다."

 

나의 경우 내가 소속된 Centre를 벗어난 학내 구성원이 참석했던 Confirmation seminar 에서 사용하였고, 학회에 참석한 모든 호주 연구자들은 이 문장을 읊은 후에 본격적인 발표를 한다.

 

약간의 바리에이션이 있는데, 본인이 살고 있는 지역에 거주했던 원주민 종족의 이름을 특정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멜버른 대학교가 속해 있는 지역의 경우 ""I would like to acknowledge the Wurundjeri people of the Kulin nation who are the traditional custodians of the land on which I stand."

 

경험상 바리에이션 버전을 조금 더 흔히 사용하는 듯 하다.

 

참고용

National Acknowledgement of Country - YouTube

 

안녕하세요? 자살예방연구를 함께 고민하고, 발전시켜 나갈 연구자를 찾습니다.

 

저는 다른 글에서 이미 말씀드렸다시피, 자살예방을 주제로 연구를 하고 있는 박사과정생입니다. 

 

한국 자살율이 급증하면서 자살예방과 관련한 연구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해외 저명 학술지에 투고된 한국인 자살 관련 연구도 볼륨적 측면에서는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자살예방과 관련한 학회를 참석하기도 하고, 네트워크에 들어갈 기회가 있었는데 이러한 곳에서는 한국인를 찾을 수 없는 안타까움을 느낌과 동시에, 어디에선가 같은 분야를 공부하고 계시는 연구자들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서로 공부하고 있는 연구주제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서로가 가지고 있는 자산을 십분 활용하여,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자살예방과 관련하여 연구를 하고 있고,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다면, 혹은 그 외에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아래의 메일 주소로 연락을 부탁드립니다.

 

bskyt에스@지메일.컴  에스는 영어로 바꿔주세요.

 

감사합니다. 

 

Thirty Years of Publications in  Suicidology: A Bibliometric Analysis

 

Web of Science에 자살(예방) 연구와 관련된 키워드를 입력하고, 출판 연도를 1989년부터 2018년까지 30년으로 제한하여 추출한 41,276건의 학술자료를 서지학적 분석을 통해 연구동향을 살펴 본 연구이다. 

 

한국인 연구는 총 804건으로 분석대상에 포함된 총 학술자료의 1.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15,955건(38.7%), EU 13,359건(32.4%), 영국 4,407건(10.7%) 이며, 호주는 2,441건(10.7%)으로 다섯번째로 많은 출판물을 생산하였다. 일본은 771건(1.9%)이다. 

연구자 글에 따르면, 미국 연구가 전체 비중을 압도적으로 차지하였으나, EU 지역의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2000년대 이르러서는 그 비율은 거의 비슷해다고 밝히고 있다. 참고로 이 논문의 저자 3명 중 두 명은 프랑스인이다.

 

 

 

인용수 기준으로 탑 100명 저자들의 네트워크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눈에 띄는 흥미로운 점이 있는데,

 

첫째, 미국 연구자 군집과 영국 연구자 군집의 중간에 호주 연구자의 군집이 끼어있다는 점, 다만 이것이 실제 중개를 해준다는 의미는 아니며, 호주 내 소수 연구자들이 미국 혹은 영국 연구자와 협력연구를 하는 경우가 있다는 의미 정도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인용빈도가 높은 논문을 출판한 미국 연구자와 영국 연구자들간의 교류가 눈에 띄지 않는 다는 점은 특기할만한 한 상황

 

둘째, 그 이유는 비교적 심플한데 가장 큰 써클(인용빈도)을 가진 미국 연구자들(Nock, MK; Joiner, TE)을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는 주로 심리학적, 미시적 접근을 하는 연구집단인 반면, 영국 연구자들은(Gunnell, D; Hawton, K)는 역학적 관점을 포커스를 두고 있다는 점.

 

셋째, Mann, JJ 혹은 Lester, D와 같은 미국 역학 연구자들이 별도의 군집을 각각 구성하고 있는데, 이 네트워크는 Nock, MK, Joiner, TE가 속해있는 네트워크에 비해서는 다국적이다. 

 

---

A Scientometric analysis of suicide research: 1990-2018

 

출판 시기가 거의 비슷한 이 논문에서도 비슷한 기술적 통계를 보여주고 있다. 2만 5천여건을 분석한 기술적 통계에서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독일, 스웨덴, 프랑스, 한국, 이탈리아, 일본 순으로 자살관련 연구가 출판되었음을 리포트 하였다. 2010년대 이후 출판한 한국 연구 출판물의 절반 이상은 미국 연구자와의 협업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이 연구에서는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는데, 사회인구학적지표(SDI; Socio-demographic Index, 대체로 선진국이 높은 점수를 갖는 인덱스)가 높은지역에 한해서는 인구 100만명당 출판물 수 그리고 연간 평균 인용수가 자살율 증감과 연관성이 없음을 밝히고 있다. 연구 논문에서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현재의 연구들은 기존 지식을 크게 향상 발전시키지 못하는 되풀이적 연구가 반복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였으며, 다른 식의 표현으로 논문의 양적 팽장을 우려하고 있다. 

 

"Despite abundant research efforts made in the higher SDI regions, the suicide rates had not experienced a significant decrease. Current literature has been repetitively engaged in studies on risk factors, many of which showed similar results without much added value to the knolwedge on suicide prevention" (Cai, Chang, & Yip, 2020)

 

 

 

몇 가지 느낀점은...

  • 2만5천, 4만여 건을 분석했다는 것 자체가 일단 놀라움. 체계적 문헌고찰을 해 본 연구자들은 알겠지만 배제/포함 과정은 정말 지난한 시간과 과정을 요구함. 서지학적 분석 이상의 내용을 들여다 볼 수 없는 것이 이해가 감
  • 자살예방 연구를 위하여 해외에 유학을 고민중이라면, 이 연구 논문의 연구자 군집을 살펴보면서 지도교수의 연구 성향 및 연구 네트워크를 파악하는 것이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됨. 어떠한 연구자들과 코웍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어떠한 주제가 지배하는 연구환경에 노출될 것인가를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임.
  • 자살예방학 내에서 기존 연구들이 자살예방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는지 반추하는 문장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고 있음(예; Jorm, 2020).
  • 이는 전형적인 Publication Bias일 수 있음. 실패한-유의하지 않은 자살예방 중재 프로그램에 대한 과감한 출판이 필요한 시점
  • 두 연구는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들만으로 한정되었기 때문에, 국내 자살예방 논문을 대상으로 한 서지학적 분석도 연구의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임.

 

Reference:

Astraud, L. P., Bridge, J. A., & Jollant, F. (2020). Thirty years of publications in suicidology: a bibliometric analysis. Archives of suicide research, 1-14.

Cai, Z., Chang, Q., & Yip, P. S. (2020). A scientometric analysis of suicide research: 1990–2018.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266, 356-365.

Jorm, A. F. (2020). Lack of impact of past efforts to prevent suicide in Australia: A proposed explanation. Australian and New Zealand Jorunal of Psychiatry, 54(6), 566-567.

빅토리아주는 호주 내에서는 이른바 조력자살을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유일한 주인데, 서호주 주에서도 곧 시행을 앞두고 있다. 자살예방을 공부하는 한 학생으로서, 조력자살은 비교적 낯설면서도 한번쯤 고민해 봐야 할 영역으로 생각한다. 특히 빅토리아주에 체류하고 있는 나 자신의 맥락적 특성이 이 영역에 조금 더 관심을 갖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력자살이란 스스로의 의지와 요청으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생을 마감하는 행위를 지칭한다. 스스로의 의지와 생을 마감한다는 조건은 언뜻보기에 자살이라는 행위의 사전적 설명과 일치한다. 하지만 한국식으로 흔히 번역되는 조력자살이라는 어휘를, 호주에서는 자살이라는 단어를 포함하지 않는다. 호주에서는 이 문제를 지적하는 행위 혹은 법률을 Voluntary Assisted Dying (VAD)라고 부르며 이 논쟁을 지적하는 많은 기사들도 이 단어를 활용한다. Voluntary Assisted Dying을 포함하는 보다 포괄적인 용어인 Euthanasia도 기사에서 역시 쉽게 볼 수 있는 편이다. 구글링을 하면 Physician-assisted suicide의 표현도 사용되기에 서구에서도 학술적 용어에 대한 통일은 되어 있지 않으나, 개인적으로는 아래의 이유에서 이 행위를 지칭할 때 자살 혹은 suicide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만 여기서는 글을 읽는 분의 편의상 조력자살이라는 표현을 계속 사용하기로 한다. 학술적인 대안이 있지 않기도 하다)

 

조력자살과 자살한 사람들의 인구학적 구성이 일치하지 않는다. 스위스의 조력 자살과 자살자의 성비를 보여주고 있는 아래 시사인의 기사에 따르면 자살에서 나타나는 높은 남녀 성비 불균형이 조력자살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위스의 노인 여성이 조력 자살 택하는 이유 - 시사IN (sisain.co.kr)

 

스위스의 노인 여성이 조력 자살 택하는 이유 - 시사IN

올해 초 이 지면에 여러 나라의 안락사 제도와 스위스의 조력 자살 제도, 그리고 완화치료 환경에 대해 쓴 적이 있다(〈시사IN〉 제702호 “‘좋은 죽음’인가 ‘좋은 삶의 실패’인가” 참조).

www.sisain.co.kr

 

 

빅토리아주는 조력자살 사망자의 인구사회학적 집계 정보는 제공하지 않지만, 조력자살을 신청한 사람의 47.4%가 여성이었으며, 평균연령은 71세(중위연령 72세)로 나타나, 자살 중위 연령인 50대보다 훨씬 높음을 알 수 있다. 

 

VADRB_Report of operations Feb 21_FINAL.pdf (bettersafercare.vic.gov.au) 

 

 

짧은 기간이기는 하나, 자살과 조력자살 규모의 통계치는 역인과성을 보이지 않는다. 빅토리아주의 조력자살법은 2018년 11월 29일 통과, 시행일은 2019년 6월 19일이다. 아래 기사에 따르면, 시행일로부터 2020년말까지 총 224명이 VAD를 선택하였는데, 2017년 빅토리아주 자살자 수는 694명인 반면, 2020년에는 842명으로 오히려 증가하였다.

Both Sides Now: Has Victoria’s VAD law delivered on its promises? (crikey.com.au)

 

Both Sides Now: Has Victoria’s VAD law delivered on its promises?

Now that Victoria has stepped boldly into the voluntary assisted dying arena, has the state seen suffering diminish or increase?

www.crikey.com.au

 

 

직관적으로 보더라도 조력자살은 특정 질환을 조건으로 임종단계에 있는 환자들에게만 허락되는 수단인 반면, 자살은 질환의 종류, 질환의 경과에 구애받지 않는다. 단편적 정보들이기는 하나, 이러한 이유에서 조력자살이 자살이라는 행위의 대체수단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자살시도자의 심리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행태적 맥락이 조력자살을 고민하는자의 그것과 일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조력자살을 자살이라는 카테고리 내에서 논의되는 경우는 지양되어야 하고, 자살을 설명하는 메커니즘으로 조력자살을 이해하는 방식도 신중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조력자살이라는 단어를 대체하는 한글 용어를 개발할 필요성이 있는지 논의해 볼 가치가 있다.

 

 

멜번 대학교의 연보가 6월초에 공개 되었다. 작년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하여 호주 연방정부가 국경을 폐쇄 한 후, 외국인 학생 감소, 그로 인한 학교의 수입 감소로 인한 대학들의 절규가 많이 기사화 되었다. 교육분야 전문가가 아닌 나에게도 호주의 대학교가 한국 등과 비교하여 눈에 띄는 차이점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이번 글과 연관된 사실은, 인터네셔널 학생들의 숫자가 매우 많다는 것이다. 호주 영주권 및 시민권자, 그리고 뉴질랜드 시민권자에 비해 3배에서 4배에 달하는 등록금은 학교들의 주요 수입 원천이다. 게다가 연방정부 또한 교육 투자 재정을 더욱 타이트하게 관리함으로써 인터네셔널 학생의 유치에 몰리게 되는 것이다. 

 

아래는 2016년부터 2020년도까지의 총 학생(Under+Postgradute) 수이다. 5년의 짧은 수치이지만, 2019년까지 매해 2,000여명씩 증가하는 총 학생 수는 2020년 실재로 2,400여명 가령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인터네셔널 학생 규모가 거의 이 숫자 만큼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학위 과정에서 감소하였는데 석박사과정급(Postgraduatee Coursework, Research Higher Degree)의 감소가 Undergraduate degree 보다 감소가 컸다. 즉 석박사급 인터네셔널의 감소가 컸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호주 로컬들의 대학 진학은 상대적으로 그 규모가 유지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멜번 대학교 등록 학생 추이(University of Melbourne, 2021)

짐작으로 이는 학업을 중단하는 사람들보다는 입학을 포기하는 인터네셔널이 많았을 것이라는 생각이기에, 졸업하는 숫자만큼 인터네셔널이 입학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이라면, 당분간 인터네셔널의 비중은 정체 내지는 감소의 경향이 계속 될 것이라 생각한다. 

 

호주 내 다른 학교들은 어떤지 궁금하여, 일부 학교의 연보를 이용하여 인터네셔널 비율을 그래프로 그려보면 아래와 같다. (조금 더 찾아보고 싶었으나, 비율을 제공하지 않거나, 2020년 리포트가 아직 나오지 않아서 학교 일부만 제시함) 퀸즐랜드 대학교(UQ)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뉴사우스웨일즈 대학교(UNSW)는 멜번 대학교와 비슷한 곡선을,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UWA)도 비율은 낮지만 대체로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보였다. 

 

호주 4개 대학 내 외국인 비율

 

퀀즐랜드 주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잘 저지한 주이긴 하지만, 인터네셔널의 입국이 금지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퀀즐랜드 대학교의 트랜드는 다소 의외라고 할 수 있다. 전체 학생의 등록 감소도 미미하였고(500명, 2019년 대비 1% 감소), 그 와중에서도 외국인 등록자 수도 170여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혹시 인터네셔널을 위한 지원이 다른 학교에 비해서 좋았을 수도 있지만, 내가 이 분야 종사자는 아니기에 더 알아보지는 않았다. 교육(유학중개)업 종사자 분들은 한번 쯤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수치가 아닐까 싶다.

 

퀀즐랜드 대학교 학생 등록 수 (퀀즐랜드대학교, 2021)

 

 

 

출처는 아래의 홈페이지에서 가져 왔다. 

 

멜번대학교 연보

University of Melbourne Annual Reports (unimelb.edu.au)

 

University of Melbourne Annual Reports

The University of Melbourne annual reports detail key financial and operational events and provide insights into the University's extraordinary work.

about.unimelb.edu.au

퀀즐랜드대학교 연보

2020UQAnnualReport.pdf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연보

Annual Reports - UNSW Sydney

 

Annual Reports - UNSW Sydney

Disclaimer - AGS data UNSW has become aware of discrepancies in its data submitted to the Australian Graduate Survey (AGS) for the years 2010 to 2013. Actual UNSW survey response rates for the 2010-2013 survey years were lower than the 50% required under t

www.unsw.edu.au

서호주 대학교 연보

Annual report : Annual report : The University of Western Australia (uwa.edu.au)

 

Annual report : Annual report : The University of Western Australia

 

www.annualreport.uwa.edu.au

 

2001년 부터 2019년 까지의 자살율을 그래프로 그려보았다. 데이터는 통계청에서 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전체 연령에서 확인되는 자살율은 2011년 31.7 명 (10만명당) 의 자살율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하다가 2017년에 추세가 반전됨을 확인 할 수 있다. 자살율 추세에 있어, 성별의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즉, 패턴이 비슷하다는 뜻)

 

한국 자살율, 성별, 2001-2019 (단위: 인구 10만명당)

 

 

15-64세 연령대의 자살율을과 65세 이상 연령대의 자살율은 비교적 눈에 띄는 차이가 나타난다. 15-64세의 자살율의 추세는 앞서 보인 전체 연령대로 그린 그래프와 상당히 비슷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65세 이상 노인의 자살율은 2011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5-64세 자살율, 성별, 2001-2019 (단위: 인구 10만명당)

 

65세 이상 자살율, 성별, 2001-2019 (단위: 인구 10만명당)

 

한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노인 자살율이 다른 연령대 자살율에 비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1년 이후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는 하나 여전히 높은 수치이다. 2016년에 발표된 한 연구(Cha et al., 2016)에 따르면, 적어도 초기에 발견된 감소 현상은 농약 판매 금지가 농촌지역 노인의 자살율 감소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을 밝히고 있지만 이 연구는 2012년도 까지의 자살율을 확보하여 분석하였기 때문에, 이후에도 발견되는 지속적인 감소현상이 순전히 이러한 추세의 경로성을 반영하는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는 않다. 농약 판매 금지도 영향이 있겠지만, 노인 자살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사회적 투자 또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는데, 예를 들면 가계금융복지조사로 살펴본 65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 추이는 2011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46.5% -> 41.4%). 적어도 추세적으로는 노령층에서 확인되는 감소중인 자살율과 같은 방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러 복합적인 제도적 장치가 자살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기에 단일한 요인으로 환원하여 해석하는 것은 유의하여야 겠다.

 

15-64세의 자살율은 65세 이상 자살율에 비해 드라마틱 하지 않은데, 최근에는 오히려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 우려를 보인다. 현재의 자살율 추세를 리드 하는 것이 15-64세 연령집단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전체 자살율과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15-64세의 연령 집단 내부에는 매우 다양한 그리고 이질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기회가 된다면 여러 연령 구성으로 쪼개어서, 그리고 여러 요인으로 나누어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참고문헌

Cha, E. S., Chang, S. S., Gunnell, D., Eddleston, M., Khang, Y. H., & Lee, W. J. (2016). Impact of paraquat regulation on suicide in South Korea. 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 45(2), 470-479.

e-나라지표 지표조회상세 (index.go.kr)

 

e-나라지표 지표조회상세

 

www.index.go.kr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