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동지중해 사무소에서 Mental Health and PsychoSocial Support (MHPSS) platform 개발을 위한 단기(3주) 컨설턴트 모집. 업무 시작일이 10월 11일이나 지금 내가 속해 있는 연구자 네트워크를 통해 메일이 공유되는 것으로 봐서는 아직 모집이 완료되지 않은 듯 하다.
나는 업무를 위한 필수 조건에 해당하지 않아 지원 자격이 안되지만, 자살 예방 분야에서 국제 경험을 쌓기 위한 분들을 위하여 모집 공고문에 제시한 요건과 내용을 간략히 기재해 두었다. 자살 예방 분야와 관련하여 국제기구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는 상당히 드물다고 생각한다.
업무 내용: (2021년 10월 11일 ~ 10월 31일)
1주차: 주요 컨텐츠와 오디오-영상 자료 에 대한 초안 구성
2주차: 기술 팀(아마도 영상을 제작하는 팀을 말하는 듯)에 의하여 컨텐츠 리뷰, 그리고 에디팅
3주차: 피드백 바탕으로 최종 컨텐츠 완성, 그리고 MHPSS 플랫폼에 업로드.
임금:
일당 500 USD * 15 근무일 = 7,500 USD
필수 조건:
1) 학위: 임상 심리학 혹은 정신의학 관련 석사 학위 이상
2) 경험: 임상 심리학, 정신의학, 자살 예방 혹은 유관 분야 5년 이상
3) 기술: 정신건강 혹은 자살예방 분야와 관련된 테크니컬 롸이팅 실력 (보고서 작성 능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임)
오늘 공개된 2020년 사망원인통계 중 2020년 자살 사망 관련 통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총 자살 사망자 수는 13,195명으로 집계되어 작년에 비해 604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반적으로 고소득 국가에서 자살 사망자 수가 2020년에 유의하게 증가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기존 연구를 뒷받침한다(Pirkis et al., 2021)
통계청(2021), 2020년 사망원인통계 결과 p17.
아래 표 12 자살률은 40대 이상 연령집단에서는 감소, 40대 미만 집단에서는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남성은 비교적 뚜렷한 감소, 여성은 정체 정도의 증감 수를 확인할 수 있음
통계청(2021), 2020년 사망원인통계 결과 p18.
아래는 성별, 월별, 연도별로 나눈 그래프로, 통계청의 자료를 재가공 하였다. 남성은 전반적으로 2019년에 비해 사망자수가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을 보인다. 하지만 여성은 전반적으로 2019년에 비해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2019년 하반기 급증은 베르테르 효과로 추정하며, 2020년에는 베르테르 효과의 영향이 미미했을 것이라는 연구자들의 의견이 있다.
남성 월별 사망자 수 추이, 2019-2021년 (2021년은 미확정 자료)
여성 월별 사망자 수 추이, 2019-2021년 (2021년은 미확정 자료)
참고문헌:
Pirkis, J., John, A., Shin, S., DelPozo-Banos, M., Arya, V., Analuisa-Aguilar, P., ... & Spittal, M. J. (2021). Suicide trends in the early months of the COVID-19 pandemic: an interrupted time-series analysis of preliminary data from 21 countries.The Lancet Psychiatry,8(7), 579-588.
2001년 부터 2019년 까지의 자살율을 그래프로 그려보았다. 데이터는 통계청에서 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전체 연령에서 확인되는 자살율은 2011년 31.7 명 (10만명당) 의 자살율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하다가 2017년에 추세가 반전됨을 확인 할 수 있다. 자살율 추세에 있어, 성별의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즉, 패턴이 비슷하다는 뜻)
한국 자살율, 성별, 2001-2019 (단위: 인구 10만명당)
15-64세 연령대의 자살율을과 65세 이상 연령대의 자살율은 비교적 눈에 띄는 차이가 나타난다. 15-64세의 자살율의 추세는 앞서 보인 전체 연령대로 그린 그래프와 상당히 비슷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65세 이상 노인의 자살율은 2011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5-64세 자살율, 성별, 2001-2019 (단위: 인구 10만명당)
65세 이상 자살율, 성별, 2001-2019 (단위: 인구 10만명당)
한국은 다른 국가에 비해 노인 자살율이 다른 연령대 자살율에 비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1년 이후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는 하나 여전히 높은 수치이다. 2016년에 발표된 한 연구(Cha et al., 2016)에 따르면, 적어도 초기에 발견된 감소 현상은 농약 판매 금지가 농촌지역 노인의 자살율 감소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을 밝히고 있지만 이 연구는 2012년도 까지의 자살율을 확보하여 분석하였기 때문에, 이후에도 발견되는 지속적인 감소현상이 순전히 이러한 추세의 경로성을 반영하는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는 않다. 농약 판매 금지도 영향이 있겠지만, 노인 자살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사회적 투자 또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는데, 예를 들면 가계금융복지조사로 살펴본 65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 추이는 2011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46.5% -> 41.4%). 적어도 추세적으로는 노령층에서 확인되는 감소중인 자살율과 같은 방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러 복합적인 제도적 장치가 자살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기에 단일한 요인으로 환원하여 해석하는 것은 유의하여야 겠다.
15-64세의 자살율은 65세 이상 자살율에 비해 드라마틱 하지 않은데, 최근에는 오히려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 우려를 보인다. 현재의 자살율 추세를 리드 하는 것이 15-64세 연령집단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전체 자살율과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15-64세의 연령 집단 내부에는 매우 다양한 그리고 이질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기회가 된다면 여러 연령 구성으로 쪼개어서, 그리고 여러 요인으로 나누어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참고문헌
Cha, E. S., Chang, S. S., Gunnell, D., Eddleston, M., Khang, Y. H., & Lee, W. J. (2016). Impact of paraquat regulation on suicide in South Korea.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45(2), 470-479.
자살예방학계에서 최근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일반인과 메스미디어가 우려한 것처럼 코로나 바이러스 팬대믹 현상으로 인하여 자살율이 과연 증가하였느냐? 그리고 앞으로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가? 이다.
한국 뿐 아니라 많은 나라들의 메스컴에서는 자살율 증가를 예견하는 기사를 팬대믹 초기에 많이 배포하였는데, 그 근거의 주류는 첫째, 실업율 증가가 자살율과 연관성이 있었다는 기존의 연구를 제시하면서 코로나 팬대믹이 가져온 경제 위기가 자살율 상승을 견인할 것, 둘째는 락다운으로 인하여 사회교류가 단절되면서 심리적-정신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자원의 부족화 현상, 셋째는 자살예방상담(Lifeline) 전화량의 폭주 등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거의(?) 리얼타임 자살자 수 데이터가 생산되는 국가가 별로 없지만, 몇몇 국가의 통계자료 혹은 보도자료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거의(?) 공식통계를 통해 알 수 있는 몇 가지 사실은, 적어도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초반에 한해서는 자살율의 변화가 국가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통계청 (두달 간격), 일본은 경무청 (한달 간격)을 통해 자살자 수 자료를 공개하고 있는데,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되어 사회전반 분위기가 위축되었던 3월, 4월에는 작년 혹은 근래에 비교 했을 때 자살자가 훨씬 적었다. 물론 두 국가는 락다운을 강하게 걸지 않았다는 점에서 자살자 수가 증가하지 않았다는 점이 일부 납득이 될 수 있으나, 오히려 자살자수가 감소한 사실은 약간 미스테리이다. 올 해 일본의 자살자 수는 7월부터 작년치를 넘어서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수 급증과 연관이 있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이 즈음 Haruma Miura(7.18) 등 유명 연예인들의 자살이 잇따랐기 때문에 베르테르 현상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게재한 호주 내 (락다운을 "어쩔 수 없이" 가장 강하게 유지하고 있는) 빅토리아 주 그리고 근간 예정인 퀸즐랜드 주의 자료에서도 최근 연도와 비교했을 때 자살자 수의 유의미한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뉴질랜드도 예년 수준의 자살자 수를 기록하였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락다운을 강하게 도입한 국가들 중 하나이다. 미얀마, 리투아니아, 네덜란드, 코스타리카도 약간의 감소하였음을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하여 보도하였다.
물론 모든 국가에서 감소하는 혹은 적어도 예년 수준의 유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네팔, 태국의 경우 작년에 비해 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핀란드도 약 10%의 증가를 보고하였다.
대략 정리하면, 코로나 팬대믹 초기에 자살율의 증가는 일관된 현상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자살율 증가를 가정하는 보도는 자살에 대한 허용적 태도를 증가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적어도 (잠정적일지라도) 공식적인 통계가 나온 상황에서는 그와 같은 추정적 보도를 지양해야 함이 바람직하다.
코로나 팬데믹이 미치는 사회에 미치는, 그리고 그런 여파가 개인의 정신, 심리적건강 수준에 이르는 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시도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아마도 조만간 무수히 많은 연구 결과들이 학술지의 상당지면을 장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GSS처럼 시카고 대학이라는 특정한 리더십 하에 진행되는 일관성있고 합일된 연구체라기 보다는, 코로나 팬데믹과 정신건강의 연관성에 관한 데이터 수집하는, 하지만 조금씩 다른 연구 주제를 가지고 접근하는 학자들이 자신의 연구 자료 수집(종단 자료 수집)을 리포트하는 사이트이다.
클릭해보면, 연구제목, 연구대상국가, 연구대상집단, 샘플사이즈, Follow-up 빈도, 핵심 측정 항목, PI 연락처, 서베이 참가를 위한 링크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50명 짜리 소규모 서베이부터, 70,000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서베이까지 열거되어 있으며 영국, 호주에서 특히 서베이가 다수 등록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아마도 이 사이트를 개발한 연구자 네트워크 그룹 7명 중 3명이 영국인이며, 펀딩도 영국 Wellcome Trust이기 때문일 것이다.
동아시아 권으로 추려 보면, 중국, 대만이 연구대상지인 연구가 일부 있으나,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한 연구의 일부 국가로 포함되어 있는 연구들이며 단독으로 중국 혹은 대만을 한정하여 수행된 연구는 보고되지 않았다. 일본에서도 연구가 현재까지는 자료 수집 진행 여부가 보고되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한국의 자료 또한 이 곳 리스트에서 없었는데, 한국에서는 진행 중인 연구가 없어서 이곳에 리스트가 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한국에서 이와 관련된 연구를 하는 집단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것인지는 확인 할 수 없다. (다만 후자 일 것으로 추정됨)
위 사이트에 리스트업된 현황은 단순히 활발히 코로나 펜데믹과 정신건강의 연관성을 증명하기 위하여 특별히 매진하고 국가가 어디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이 사이트의 존재여부를 알고 있는 사람에 한해서 정보를 올릴 수 있기 때문에 Selection bias가 발생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적어도 여기에 리스트업 되지 않은 국가들 내의 연구자들도 관련 연구를 수행한다는 전제하에) 이는 정신건강 연구에 있어서 동아시아 연구자들이 여타 지역국가의 연구자들과 정보 교류와 네트워킹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음을 시사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